일본은 에도 막부가 수명을 다해가던 19세기 말부터 탈 아시아를 꿈꿔 왔죠.

물론 16세기부터 네덜란드를 통해 제한적이나마 서양 문물을 받아들였던 나라이니 당연한 얘기지만.

19세기 후반 페리제독의 쿠로후네가 몰고 온 충격은 일본 사회 전역에 미치게 되었는데,

음식 문화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쿠로후네(黑船, 목선이 아닌 검은색 철선인 군함)는 단순히 서양의 군함을 지칭하는 것을 넘어서

서양의 신문물의 의미도 내포하고 있죠.

 

당시 서양의 열강들, 특히 미국/영국을 롤 모델로 삼고 있던 일본은 수많은 젊은이들을 유학보냅니다.

(우리의 안중근 의사께서 저격하신 이토 히로부미도 젊은 유학생 중의 한명이었음.)

역사이야기는 다음 기회에...

 

일본은 해군 시스템을 영국에서 도입을 하였는데, 당시 영국 해군 메뉴에 curry & rice가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메뉴조차도 똑같이 흉내를 냈지만, 형식은 일본식으로 변형된,

오뚜기 카레로 대표되는 카레라이스가 바로 일본식으로 변형된 curry & rice입니다.

 

오늘은 일본 카레라이스의 여러 변주중 하나인 카레 우동을, 포테이토 크림 카레 우동을 만들어 봅니다. 

포테이토 크림이 카레 우동을 덮고 있어서 카레 냄새만 없다면 완벽한 서프라이즈가 될 수도 있겠네요.

 

재료(약 2~3인분)

카레 재료 : 감자(중 2개), 당근(중 1/2개), 양파(중 1개), 돼지고기(400g 목살, 전지 등), 냉동 일본 우동면, 시판 카레 가루 1봉, 다시마(육수용), 버터 약간

(포테이토 크림이 카레 맛을 매우 부드럽게 만드니 매운맛 카레를 사용하는게 좋을 듯 합니다.)

포테이토 크림 : 감자(중 2개), 생크림 1/2컵, 우유 1컵, 소금(적당량)

 

1. 다시마 육수를 만듭니다.

2. 감자 2개를 삶아서 으깬 후 식힙니다.

 

식은 으깬 감자에 생크림과 우유, 소금을 넣고 믹서에 갑니다.

생크림이 휘핑되어 뻑뻑해지므로약간 묽어도 괜찮습니다.

이를 짤주머니에 넣어 준비를 합니다.

(짤주머니가 없는 경우, 식품 보관용 비닐 팩에 담고 한쪽 끝을 잘라서 써도 되고, 그냥 숟가락으로 덮어도 됩니다.)

3. 카레에 들어갈 채소, 고기를 잡습니다. 

4. 고기를 버터에 볶다가 손질된 채소를 넣어 같이 익힙니다.

5. 다시마 육수를 넣고 끓이다가 카레 가루를 넣고 마무리합니다.

6. 끓는 물에 냉동면을 익혀 대접에 담습니다.

7. 카레를 우동면 위에 끼얹듯이 담습니다.

8. 카레 우동 위에 포테이트 크림을 모양을 내서 짜거나 덮습니다.

 

 

 

 

9. 파슬리 가루로 마무리를 합니다. (없으면 생략 가능)

 

포테이토 크림과 우동면 삶기 등 여러 공정이 있어 번거롭기는 합니다만, 전체적으로 어려운 요리는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또한, 그 번거로움에 비해 만족도는 굉장히 높습니다.

부드러운 포테이토 크림이 매콤한 카레와 만나서 크리미한 질감이 폭발하는 카레 우동이 됩니다.

 

 

Posted by 秀手作
,

가끔 이럴 때가 있다.

냉장고 문을 열었는데, 채소가 없는 경우.

 

냉장고 파먹기를 하는 중이더라도 채소가 없으면 난감하다.

냉장고를 다 뒤져서 찾아낸 건 무우 1/4개와 파 조금뿐.

국물을 부르는 내 속은 냉장고 상태를 봐주지 않는다.

이런 경우, 딱 좋은 국이 무국이다.

쇠고기도 없는데? 무국에 꼭 쇠고기가 필요한 건 아니쥐~.

바로 이런 비주얼! 밍밍해 보이지만 맛은 최강이라 전해라~.

 

자극적이지 않고, 무의 시원하고 달큰한 맛을 최대한 이끌어낸 무국.

과음한 속을 달래는 데에도 콩나물국 못지 않으니 더 이상 바랄게 무엇이랴?

 

주재료 : 무 1/4개(2~3인분), 파(적당량, 생략가능), 쌀뜨물(물로 대체 가능) 약 1리터

양념 : 참기름(3큰술), 새우젖(혹은 소금) 적당량, 후추 약간.

 

1. 무를 채썰기한다.

최대한 가늘게 채를 쳐야 무의 깊은 맛을 빨리 낼 수 있으므로, 집중력이 필요하다.

2. 파도 비슷한 길이로 썬다.

3. 냄비에 참기름을 두르고 1의 무채를 넣고 볶는다.

무의 수분이 많으므로 너무 자주 뒤집지 않아도 된다. 무나물을 만든다는 기분으로

뽀얀 국물(참기름때문에 사실은 노르스름)이 나온 후 다시 없어질 정도로 무채를 볶는다.

무국의 맛을 좌우할 핵심적인 단계이므로 최대한 잘 볶는다.

무채가 굵으면 이 과정이 오래 걸리는 건 당연한 이치.

 

4. 물을 넣고 끓인다.(거품은 지속적으로 걷어낸다.)

그냥 물을 부어도 약간 탁한 상태의 국물이 된다.

5. 새우젓(소금)으로 간을 한다.

6. 파를 넣고 불을 끈다. 후추를 기호에 따라 추가한다.

참 쉽쥬~잉?

이 무국의 장점은 끓일수록 맛이 진해진다는 점.

많이 만들어도 두고두고 맛있게 먹을 수 있다는 점이죠.

Posted by 秀手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