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작 부부가 사는 마을에는 엄청난 면적의 주말 농장이 있습니다. 파종기인 4, 5월에는 동네가 북적입니다. 주말 농장은 대개 10평 남짓인데, 수수작 남편이 보기에 모든 분들이 심는 채소는 상추 그리고 고추인 것 같습니다.
일반적인 주말 농장의 10배 가까이 큰 수수작 부부가 심는 채소에도 고추는 꼭 포함될 뿐 아니라 가장 많이 심는 채소이기도 합니다. 사실 수수작 집에는 풋고추를 좋아하는 식구가 수수작 남편 한명뿐입니다. 수수작 부인은 매운 음식을 전혀 먹지 못하니, 집에서 평일 평균 한끼를 먹는 수수작 남편이 먹는 고추의 양은 정말 적습니다.
게다가 무농약 재배를 하고 있어서 무사히 빨간 고추가 되는 양도 매우 적습니다. 매년 10kg 가까운 고추가루를 만들면서 남몰래 쌓아온 자부심도 "그 정도면 30kg은 가루를 내야지"라는 이웃 어른의 지나가는 한마디에 무참히 무너졌습니다.
그럼에도 계속 고추를 많이 심는 이유는 뭘까요? 특별한 이유는 없는데 나름 분석을 해보면 첫째, 심을 작물이 없기 때문입니다. 약 20종에 가까운 채소를 재배하므로 왠만한 건 다 키우고 있기에 더 이상 심을 채소는 별로 없습니다. 둘째, 한번 심으면 추워질때까지 그냥 둘 수 있기 때문입니다. 셋째, 전반적인 활용도가 높은점입니다. 잎도 먹고, 풋고추, 붉은고추, 건고추 등으로 꽤 다양한 활용도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아무튼 이런 저런 이유로 많이 심은 고추지만, 농약을 사용하지 않아 버리는게 절반은 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풋고추일 때 열심히 나눠주고, 고추청, 고추절임 등등을 만듭니다. 오늘은 고추 피클을 만들어 보았습니다.
재료 : 풋고추 100개, 식초 2컵, 설탕 2컵, 물 4컵, 소금 2큰술, 피클링 스파이스 2큰술, 통후추 약간.
고추의 꼭지는 따고, 씻어서 물기를 뺍니다.
고추에 뾰족한 이쑤시개나 포크로 일일이 구멍을 냅니다.
깨끗한 병에 차곡차곡 끼워넣습니다. 꼭 끼워 넣으면 촛물을 부어도 떠오르지 않습니다.
통후추는 병에 넣고, 나머지는 끓여서 바로 고추를 넣은 병에 붓습니다.
뜨거울 때 부으면 채소가 더욱 아삭하여 수수작 남편은 항상 뜨거울 때 붓습니다. 이틀 정도 뒤에 촛물만 따라내어 다시 끓여서 부으면 끝입니다.
처음으로 시도하는 고추 피클이라 걱정반 기대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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